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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새로운 콤비 박주봉 코치-김동문·라경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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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의 황제' 박주봉(40)이 지난달 귀국, 국가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1999년 1월 홀연히 영국으로 떠난 것처럼 소리소문없이 돌아왔다. 혼합복식의 김동문(29.삼성전기)-라경민(28.대교눈높이) 등 복식 선수들을 지도해 달라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요청 때문이다. 박주봉은 85년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86년 아시안게임 3관왕, 88년 서울올림픽 혼합복식(시범종목) 우승,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52회나 정상에 오르며 80~90년대를 풍미했다. 2001년에는 국제배드민턴연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피할 수 없는 '숙명'

박주봉은 김동문, 라경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문을 연다. 김동문은 전주 서중학교와 전주농고 11년 후배다. 띠동갑인 라경민은 한국체대에서 조교수로 강의할 때 만난 제자다.

이뿐이 아니다. 라경민과 함께 나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김동문-길영아조와 혼합복식 결승 무대에 함께 섰던 추억도 갖고 있다. 그래서 박주봉은 인연보다 숙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박주봉은 이제 지도자의 자격으로 이들을 선수촌에서 다시 만나 금메달 합작을 위해 땀을 쏟고 있다.

▲그래도 2% 부족하다

김동문-라경민조는 지난해 10월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후 6개월째 부동의 정상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리아오픈을 시작으로 한 시즌 전승을 내달리며 국제대회 65연승과 함께 13연속 우승을 기록 중이다. 오는 8월 아테네올림픽에서도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하지만 박주봉의 눈에는 많은 후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금메달에 근접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박주봉은 "신체조건이나 기량 등은 최상이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들어가면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는 등 고칠 점이 있다"며 작은 변화지만 차차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라경민은 내 작품

라경민은 대학 1년 때인 95년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단식 전문이었다. 하지만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 방수현이 여자단식을 양분하던 시절이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의 잠재력을 간파한 박주봉은 95년 라경민의 복식 전환을 추진했고, 그와 함께 애틀랜타올림픽에 나설 수 있도록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No'.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박주봉에게는 이미 '배필'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 코치는 은퇴와 함께 선수촌 퇴촌이란 '초강수'로 맞서 결국 승낙을 받아냈다. 박 코치는 "애틀랜타올림픽 직후 라경민을 김동문에게 건네줬으니 지금의 '김동문-라경민'은 내 작품이나 마찬가지"라며 웃는다.

▲다정한 오누이

박주봉의 눈에 김동문과 라경민이 남매처럼 보인다. 이들이 호흡을 맞춘 지 벌써 햇수로 8년. 이제는 잠버릇을 빼고는 취미 버릇 성격 등 서로를 너무 잘 안다. 둘 다 워낙 말이 없는 성격 탓에 초창기에는 훈련과 경기 시간 외에 눈길을 교환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농담을 나누며 장난도 친다. 인터뷰 도중에도 둘이 뭐가 그리 좋은지 귓속말을 나누며 희희낙락이다. 눈빛만 봐도 상대가 뭘 생각하는지 아는 눈치다. 복식종목에서는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부분이다. 최근에는 "둘이 결혼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유종의 미는 금메달로

김동문과 라경민은 요즘 올림픽이 최종 종착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리고 금메달을 자신한다. 실제 8부 능선을 넘었다. 현재로서는 적수가 없다. 하지만 4년 전 8강전에서 '복병' 장쥔-가오링(중국)에 발목이 잡혔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박주봉도 "컨디션은 최상이다. 다만 심리적 부담이 가장 큰 적이다. 불의의 부상을 조심해야 하고, 반복된 훈련에 몸과 마음이 지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200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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