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FANCLUB > 주봉님의 하루 이야기
주봉님의 하루 이야기

나의 배드민턴 인생(6)-끝

박주봉 0 1915
더욱히 92년들어 일체의 해외 원정을 않고 랭킹마저 2위로 떨어진 남자복식은 모든 언론이 우승을 논하면서도 한가닥 우려를 비치고 있었다. 
7월18일 장도에 올라 현지훈련이 계속되는 동안 김문수 선수와의 콤비네이션이 아무래도 평상시와 같지 못하고 감독님의 애를 태우는 며칠간이 계속되더니 다행히 최종 랭킹 결정에서 우리가 1위로 책정되고 인도네시아 2위, 말레이시아 3위, 중국 4위 시드를 배정받으며 대진표를 작성했는데 1회전 부전승에 2회전(16강전)에서 까다로운 난적인 중국B조인 첸강조와 맞붙게 되었다. 
몸이 풀리지 못산 우리들은 어이없게 첫세트를 내준후 2,3세트를 이겨 올림픽 경기중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예상대로 준결승에서 말레이시아의 시텍조를,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하루토노조를 각각 2:0으로 제압하여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올려지는 태극기를 보며 나는 배드민턴 인생의 정상에서 국가와 감독님을 비롯한 지도해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선배 동료들에게 한없는 감사를 드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오늘의 나는 스스로의 행운에 감사하며 오늘이 있기까지를 회상해 보았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는, 
첫째, 시대적 환경을 좋게 만났고 
- 한창 엘리트 스포츠붐이 일었고 소년체전이라는 행사에 힘입었고- 
둘째, 훌륭한 지도자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었고, 
세째, 가정적으로 부모님을 비롯 온 가족이 뒷바라지를 해주었고, 
네째, 내재된 재능이 일찍 발견되어지고 그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고향의 대학을 등지고 서울로 대학 진학할 때의 부모님의 고통과 나의 갈등들이 주마등처럼 비친다. 
이제 경기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리면서 코트를 떠나 후배들이 다시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기를 올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지게 해야할 지도자로 배드민턴 인생을 살아 갈 것이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첫째, 성실하게 행동하라 
둘째, 톱이 되기까지 결코 중단하지 말라 
세째, 갈길은 먼 길이다. 결코 서둘지 말라 
네째, 스스로 행동하라. 남이 시켜서 하는 운동은 효과는 반감된다. 


1992. 9. 24 
박주봉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