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캠프를 다녀 와서
언제나와 같이 기대반 , 설렘반으로 짐을 싼다.
2박 3일 일정이니 빤쯔 2개, 발가락 양말도 2개, 삭신 안정제는 2알, 등등
챙겨야 할 짐이 적지않지만 기분은 하늘을 날 듯 하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마눌때문에 표정관리 하느냐 얼굴엔 경련이 일 지경이다. ㅋㅋ
" 이건 뭐예요? "
" 주봉가요제 사회를 봐 달라고해서 준비한 소품. "
" 주봉마을엔 인물이 없나봐요. 서방님한테 사회를 보라고 하고.."
"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캠프가셔서 흥분하지말고 술 적게 드시고 ... "
마눌이 생각하기에 악법인 수원마을 부부입회금지를 통보 받은 후
주봉마을을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ㅠㅠ
그나마 이번에는 나의 부재기간 동안 후배들과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해서
럭셔리 리조트를 잡아 주고 나서야 누그러진 상태다. ㅎㅎ
금요일 아침
멋지게 차려입고 김치통을 들고 백주 대낮, 대로에 서있는 마마몬을 태우고 ㅋ
배드씬민턴이 타고 올 공항버스를 기다려, 뭍에 내려 어리버리한 섬ㄴ을 태우고
식당을 향해 고고씽!!!
첫 만남의 장소엔 이미 도착한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형님같은 미소를 지닌 돼지아빠, 만나면 편한 웅촌촌놈 옆에 빈속에 민턴 ㅋ
다부진 몸매로 부산을 지키는 다대 보안관 과 포옹 후
( 시아사는 여성주민들에게는 별 관심이 . . ㅎㅎ ) 맛난 점심을 먹었다.
바로 시작된 하계캠프는 역쉬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고급기술을 전수하시려는 촌장님의 열정따라
스폰지에 물을 빨아들이 듯이 자기 것으로 만들기위해
초롱한 눈빛과 슬림한 ?? 몸매들의 움직임이 아름다워보였다.
캠프내내 주봉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기위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시아사에게
더러 시기를 보내는 ㄴ들 빼고는 ..
하긴 그들이 나중에게 폼을 잡고 찍어 주기를 원하는 아이러니를 연출 했지만...
(그들 대부분은 소심한 복수에 걸려 앵글에서 사라지는 . ㅋㅋ)
저녁식사는 딱 주봉마을 스똬일 ㅎㅎ
옹기종기 모여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며 구호를 외치고, 마시고, 먹고, 눈커플 풀리고...
여기저기 자리를 옮기며 구호를 선동하다 얻어마신 잔술의 말로는 헤롱 헤롱~~~~
들째날은 기상직후부터 찌뿌둥 했다.
전날 분명히 코를 곤다고 커밍아웃했건만 시아사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설레발 들이었다.
어이없는 건 그들 대 부분이 밤새 전차부대를 이끌고 다녔다는 현실
참 몹쓸 룸 메이트들 ㅋㅋㅋ (죽ㅇㅇ우, 백ㅇ, 임ㅇ정 ㅎㅎㅎ)
(내년에는 얼짱과 웅촌촌놈과 돼지아빠와 빈속에 민턴과 잠자게 해 주소서. 아멘 ㅋㅋㅋ)
오전 일정은 그야말로 즐거운 지옥과 같았다.
몸은 몸 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따로 놀고 있었다.
시간이 갈 수록 촌장님의 열의는 하늘을 뚫을 기세고
이에 맞춰 젊은 청춘들은 날아갈 듯한 몸짓으로 열기를 뿜어 내건만,
시아사를 포함 몇몇 눈에 띠는 주민들은 어슬렁 거리며
촌장님 레이더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ㅎㅎ
몸은 움직이지만 한번 가라앉은 정신은 깨어날 줄모르니 이 상태는 바로 입맛으로 이어졌다.
중식은 굴 삼계탕, 깨작거리는 숟가락이 무색하게 한그릇 뚝딱 헤치우니
겨우 정신이 제 자리로 돌아 오는 듯 했다. ㅎㅎ
주팀과 봉팀으로 나눠진 친선대회는 즐거움을 더하지만
내 머리속은 주봉가요제 걱정 뿐이었다.
준비를 한다고는 했는데 점점 높아지는 주민들의 기대치를 맞출 수 있을까하는 근심이
양 어깨를 짓눌렀다.
드뎌 시작된 바베큐 파티와 주봉가요제
화성, 수원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바베큐는 육즙이 흐르고,
맛깔스런 반찬들은 여늬 식당보다 훨씬 고급스런 상차림 이었다. (자체 평가 ㅎㅎㅎ)
서둘러 배를 채우고, 정신 추스리고 나서
팡파레와 함께 시작된 주봉 가요제
팔자에 없는 빤짝이 의상을 차려 입으니 멋짐이야 어디서든 폼이 나지만..
열광하는 주민 사이로 편치않은 표정이 스크랩되어 보여져
현란한 애드립은 주눅이 들기 시작 했다.ㅠㅠ
막춤에 이은 저 마다 펼치는 열정적인 무대는 민원이 들어 오기전까지
불을 뿜는 열기 그 자체였다.
일년 묵은 한을 풀듯이 저마다 최선을 다하는 눈빛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어찌 됐든
상품이나, 경품을 탄 주민은 행복하고, 못 탄 주민은 아쉬움을 남긴
가요제를 끝으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뒤풀이 섞여 한잔을 하는데 기분은 더욱 더 가라앉고 있었다.
(이래서 연예인들이 ㅃ을 하나 싶다. ㅋㅋㅋ)
너그러운 아우님들을 격려와 따뜻한 마음을 믹서해 한껏 들이키고 나서
겨우 몸을 추스리고 하루를 돌아보며 복도를 걷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니 신의 목소리에 그만... 그만....ㅠㅠㅠ
" 시아사님. 오늘 고생하셨어요. "
느그들은 모른다.
피로회복제 1,000병 마신것 보다 더 기운이 나고
순간 엔돌핀이 살아나는 이 기분을 . . .
어른이든 아이든 칭찬을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이치의 느낌을 . . ㅎㅎㅎㅎ
- 늘 행복하고 자부심을 안겨주는 하계캠프를 다녀와서
왠지 모를 헛헛함에 쓴 넋두리이니 웃으며 읽어 주시길....